출처: 경향신문 박효순기자 [원문 바로가기]
심한 한쪽 두통과 눈물·콧물·불안 등 증상…특히 봄철에 많아
20~40대 환자가 대부분…고통 심해 사회생활에 큰 장애 초래
“고가의 치료 큰 부담”…미·일·중에선 산소치료에 건보 적용
조수진 대한두통학회장이 군발두통에 관해 설명하며 산소치료 등에 대한 건강보험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제공
3월21일은 ‘군발두통 인식의 날’이다. 군발(群發)두통은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가장 심한 통증 중 하나로 꼽힌다. 군발기에는 수주 혹은 수개월 동안 하루에도 여러 번 심한 한쪽 두통과 눈물, 콧물, 안절부절 못하는 증상 등이 발생한다.
군발두통은 특정 계절에 자주 생기는 특징이 있다. 국내 환자의 약 절반은 계절 주기성이 있고, 그중 가장 흔한 계절이 봄이다. 그래서 국제적인 ‘군발두통 인식의 날’이 봄에 생겼다. 국내에서는 대한두통학회가 주관하여 국민적 인식을 높이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조수진 두통학회 회장(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교수)은 24일 “군발두통은 100% 산소치료로 통증이 개선되므로 국내에서 산소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이 시급하다”면서 “이를 위하여 환자, 의료진, 정치인, 공무원들이 같이 참석하는 공청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군발두통이 산소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인정되고, 군발두통 치료를 하는 신경과 의사의 가정산소처방의 권한이 인정되어 군발두통 환자들이 쉽게 산소치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일본, 중국에서는 군발두통 환자의 산소치료가 건강보험으로 적용된다.
현재 국내에서 산소치료는 매우 어렵다. 치료 비용도 문제지만 군발기간 중 거의 매일, 하루에도 여러 번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군발두통의 특성상 두통이 발생할 때마다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기는 쉽지 않다. 특히 밤이나 새벽에 군발두통이 생겨 응급실을 찾으면 야간 응급관리료 등의 비용이 만만치 않다.
군발두통은 수개월 혹은 수년 동안 두통이 발생하지 않는 시기(관해기)와 군발기가 반복되기 때문에 진단 지연이 심각하다. 국내 자료에서 환자들이 진단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5.7년이다. 진단 지연은 군발두통의 잘못된 진단과 치료로 연결되면서 두통으로 겪는 고통의 기간을 늘리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
“군발두통은 모든 환자에게 군발기가 시작되면 가능한 한 빨리 예방치료를 동시에 시작하는 것을 권고합니다. 예방치료로 군발기가 시작되는 것을 예방할 수는 없지만 군발기간을 최소화하고 두통 발작의 빈도와 강도를 감소시킬 수 있어요. 예방치료를 하는 중에 군발두통 발작이 있을 때는 고유량산소요법, 트립탄 약물 투여 같은 급성기 치료를 병행합니다. 군발두통 환자의 고통과 고가의 치료 부담을 고려하면 건강보험급여 확대가 아쉽습니다.”
군발두통은 사회적으로 왕성한 경제활동을 하는 20~40대에서 대부분 발생한다. 극심한 군발두통으로 인해 병원 또는 응급실 방문, 그리고 자주 발생하는 극심한 두통으로 인해 결근, 결석, 업무 능률 저하 등을 유발하여 사회생활에 큰 장애를 초래한다. 두통학회는 2018년부터 매년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군발두통에 대한 재택 산소치료 관련, 신경과 의사의 처방권 부여와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조 회장은 “생활습관은 원인 자체는 아니지만 이미 발병한 환자의 치료 경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첫째, 금연이 가장 중요하다. 흡연은 군발두통의 발병과 악화에 영향을 준다. 둘째, 술 같은 유발 요인을 피하는 것이 좋다. 셋째, 규칙적인 수면이나 식사 등 건강한 생활습관이 필요하다. 넷째, 매일 30분 이상 스트레칭과 유산소운동(땀이 약간 날 정도)을 하고, 스트레스 조절과 편안한 마음 자세를 한다. 다섯째, 비만·고혈압·당뇨·고지혈증·수면무호흡증 등 질병을 예방하고 관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