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한 번, 보톡스치료에도 효과가 없던 편두통에 앰겔러티의 효과를 알아본 연구를 소개해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비슷한 연구가 있어서 소개해드립니다.
편두통 치료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예방치료인데요. 편두통 예방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하려면 일반적으로 [치료 전에 비해 50% 이상 호전된 비율]이 높아야 하는데, 아주 오래 전부터 수많은 예방약제들에 대해 연구해봤지만 예방효과가 좋다고 입증된 약제는 몇 개 없습니다.
2019년 11월 앰겔러티(성분명 galcanezumab, 갈카네주맙), 2021년 10월 아조비(성분명 fremanezumab, 프레마네주맙)가 국내에 출시된 이후 엄청나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효과가 좋을 뿐 아니라, 부작용도 적어서 편두통 치료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습니다. 이와 함께 비슷한 기전으로 편두통예방효과가 있는 약제인 엡티내주맙(eptinezumab)에 대한 연구가 있어서 소개드립니다.
2-4 종류의 편두통 예방치료에 효과가 없었던 891명의 편두통 환자를 위약, 엡티네주맙 100mg, 300mg, 이렇게 3개의 그룹으로 무작위 배정하여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 환자들의 월 평균 편두통 일수는 13.8일 정도였습니다.
3개월 동안 치료한 결과는?
위약군에서는 월 2일, 엡티네주맙 치료군에서는 약 5일 정도(100mg군 – 4.8일, 300mg – 5.3일) 월 평균 편두통일수를 3일 정도 더 줄였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치료 전에 비해 50% 이상 호전된 비율]을 보시면, 월 평균 편두통 일수가 50% 이상 감소한 비율이 위약군에서는 13%인 것에 비해 100mg군에서는 42%, 300mg군에서는 49%였고, 두 cycle을 치료하면 100mg군, 300mg군에서 각각 52%, 59%까지 증가합니다. 75% 이상 호전된 비율은 1-12주에는 16%, 19%, 13-24주에는 21%, 28%이었습니다.
“한 달에 14일 정도 아프다가 9일 정도 아프게 되는 것인데, 이게 효과가 있는건가?” 하실겁니다.
편두통이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편두통이 발생한 날은 사회생활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기가 어렵습니다. 심하면 하루 종일 누워있기도 하고 응급실에 가야하기도 합니다.
한 달에 14일 편두통이 있다는 것은 1년에 약 170일 두통이 있다는 것입니다. 월 평균 5일이 줄어들면, 1년에 60일의 편두통이 줄어든 것입니다. 이 논문에서 직접적으로 분석을 하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후속으로 나올 연구들에서는 두통으로 인해 힘든 날도 줄어들고, 삶의 질도 상당 부분 개선되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여러분께서 그동안의 편두통 예방 치료에 효과를 못 보셨거나 부작용으로 치료를 이어나가지 못하셨다면, 엡티네주맙 치료는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시판되지는 않았습니다만, 국내 여러 병원에서 임상시험을 하고 있으니, 몇 년 이내에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