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예방에 필요한 '두통 일기'
2020-01-15

[원본출처:조선비즈 장윤서 기자/ 바로가기링크]


 

"죽고싶을만큼 고통이 심해요."

두통으로 고통받는 한 환자는 두통으로 ‘자살충동’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단순히 머리가 아픈 증상이라고 하기에는 충분치 설명되지 않는 질환인 ‘두통’. 두통은 짧게는 4시간에서 길게는 72시간 지속적으로 머리가 지끈거리는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편두통’부터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인해 자살 충동까지 일으키는 ‘군발두통’까지 유형도 다양하다. 

머리가 쑤시거나 지끈거리는 두통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방치해,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거나 심지어는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실제 두통환자 10명 중 9명은 두통을 치료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한두통학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두통 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하는 사람은 전체 환자 중 약 10%에 불과했다. 

조수진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교수는 "두통은 개인뿐 아니라 사회, 경제적으로 많은 영향을 끼치는 질병임에도 전문가 진찰을 통한 체계적 관리가 안되고 있다"면서 "두통이 발생하기 전 조기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통은 머리가 쑤시는 등 머리가 아픈 모든 증상을 일컫는다. 전체 인구 90%가 한 번 이상 두통을 경험하며, 성인 인구 70~80%가 일년에 한 번 이상 두통을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두통은 유발 원인에 따라 1차 두통과 2차 두통으로 나뉜다. 두통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1차 두통은 특별한 원인 없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1차 두통은 머리가 조이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며 스트레스, 피로 등 원인이 되서 나타나는 ‘긴장형두통’, 맥박이 뛰는 것처럼 머리가 욱신거리며 구토·빛·소리에 대한 과민이 동반되는 ‘편두통’, 눈물과 콧물 등 자율신경계 이상 증상이 동반되며 자살 충동이 극심한 ‘군발두통’으로 크게 나뉜다. 

특히 자살충동을 일으킬만큼 극심한 통증이 특징인 군발두통은 전체 환자 90%가 남성환자로, 여성환자가 대부분인 다른 두통과는 차이가 있다. 조수진 교수는 "통증이 시작되면 10분 이내 최고 강도에 이르며 15~180분 정도 통증이 지속되다 완전히 없어지는 것이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2차 두통은 뇌종양, 뇌출혈 등 다른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두통이다. 이같은 동반질환에 의한 2차 두통은 사망이나 심한 장애를 유발할 수 있어 진단과 치료에 유의해야 한다.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대개 두통도 치료된다. 

두통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명확한 유발요인이 있는 경우에는 유발요인을 조절해야 한다. 심리적 안정과, 마사지 등의 비약물적인 치료를 하거나, 자신의 두통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약물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일례로 편두통 예방 치료 약물 중 강한 권고등급과 높은 근거수준 약물로는 프로프라놀롤, 토피라메이트, 디발프로엑스나트륨 등 약물이 꼽힌다. 

평소 두통을 자주 경험하는 환자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조 교수는 "신경과 전문의 진찰을 통해 본인 두통에 맞는 처방약을 갖고 치료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면서 "참을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이 심해지기 전 두통 발작이 시작되는 초기에 약을 복용해야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주목받는 치료가 바로 ‘예방 치료’다. 학계에서는 예방 목적 치료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치료하고 있다. 예방 치료는 편두통 환자 중 생활 습관 개선과 급성기 치료를 적절하게 시행했음에도 두통이 치료되지 않거나, 질환으로 인해 장애를 경험하는 경우, 두통 빈도가 잦은 경우 등에 권고된다. 

조 교수는 "편두통 등 두통은 오랜기간 통증이 반복되는 뇌질환"이라면서 "직장이나 학교에 가지 못할 만큼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거나 중증도 장애를 동반하는 편두통이 한달에 최소 4~5번 이상이면 예방 치료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두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 습관도 개선해야 한다. 불규칙적인 식사습관, 카페인 과다 섭취, 두통을 유발하는 식품 섭취, 부족하거나 과도한 수면, 잘못된 자세 등 나쁜 생활습관을 점검해야 한다. 

두통일기를 작성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주민경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두통은 환자 본인이 느끼는 주관적 질환으로 검사만으로는 정확한 증상을 파악하기 어렵다"면서 "본인만 알 수 있는 질환 증상을 두통일기 어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관리하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클립아트코리아. /조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