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운데 무슨 병 인가요?
2022-12-08

전정편두통은 편두통과 더불어 현훈, 어지럼증, 균형 장애와 같은 전정증상이 함께 동반되는 질환입니다. 40대 여성에서 주로 병발하고, 1년 유병률이 2.7% 정도 된다는 보고도 있으나 정확한 유병률을 비롯한 인구통계학적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으며, 보기보다 흔하지만 정확한 진단이 이루어지지 않아 아직까지 과소평가 되고 있는 대표적 질환입니다. 진단이 어려운 이유로는 환자마다 증상의 발현이 매우 다양하며, 동반질환도 흔할 뿐 더러, 유사한 증상을 호소하는 배제할 질환의 종류도 많기 때문입니다. 한 연구에서는 전정편두통의 진단기준에 부합하는 환자의 오직 10%만이 제대로 된 진단을 들었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전정편두통의 진단은 일차적으로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만을 가지고 이루어지며, 진단기준에 확실히 부합하는 전형적인 전정편두통 환자의 경우 몇가지 간단한 신경학적 진찰 이후 이상소견이 없다면 특별한 특수검사 없이도 확진할 수 있지만, 진단이 쉽지 않아 두통전문가의 진료를 권고드리는 대표적 질환중 하나입니다.

 

치료에 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한 진료지침이 존재하지 않으며, 잘 고안된 연구도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는 전정편두통이 가지는 증상의 다양함, 명확한 진단기준 설정의 어려움 이외에도 삽화성 발작시 보이는 증상과 지속시간이 다양하여 약물치료의 효과를 평가하기가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기존에 편두통 치료에 쓰이는 다양한 전통적 약제들이 전정편두통에서도 공통적으로 사용되어 왔지만 최근에 새롭게 소개되고 있는 다양한 편두통 치료 신약들이 전정편두통에도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모르고 있는 점이 더 많습니다. 

 

이번에 소개시켜 드릴 2022년 Frontiers in Neurology 라는 학술지에 2022년 1월에 실린 연구는 최근 편두통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는 항CGRP 치료가 전정편두통에서도 효과가 있는지 간단히 확인해 보고자 계획되었습니다. 국제두통학회와 바라니학회가 함께 고안한 전정편두통의 진단기준에 부합하면서 항GCRP 치료를 받은 18세 이상의 2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 후향적으로 의무기록을 점검하는 방식으로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Erenumab, galcanezumab, fremanezumab, ubrogepant를 사용한 피험자는 각각 11명, 9명, 6명, 2명 이었으며, 해당하는 항CGRP 치료를 지속하며 편두통 및 진정증상의 호전여부를 환자에게 물은 후 이에 대한 환자의 반응을 “좋음”, “중등도”, “미약”, “효과 없음”으로 나누어 각각의 환자수를 분류하였습니다(그림 1).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연구에 참여한 28명의 평균 나이는 52.2세 였으며, 여성이 92.9%였고, 매달 평균 증상의 발생시간은 약 119.4분 이었습니다(표 2). 총 28명의 환자 중 3명은 추적관찰이 되지 않아 중도탈락 되었으며, 남은 25명의 환자 중, 증상의 호전을 이야기하는 환자수는 총 21명으로 전체의 약 84%에 해당하였습니다. 전체 환자 중, 증상의 호전이 “좋음” 또는 “중등도”로 의미 있게 좋아진 환자의 수는 총 15명으로 전체의 약 60%에 해당하였습니다(표 3). 

본 임상연구는 항CGRP 치료가 종류에 상관없이 모두에서 전정편두통의 치료에 어느정도 효과적일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후향적 연구이며, 대조군이 없고, 환자수가 적은 소규모가 가지는 단점 이외에도, 일관된 치료의 기간이 부재하고, 보다 잘 고안된 평가척도를 사용하지 않은 점 등은 이 연구가 가지는 큰 제한점 입니다. 하지만 최근 쥐를 사용한 동물실험에서 항CGRP 치료가 뇌의 전정핵에 작용함으로써 전정기능 이상을 완화시킨다는 보고(The Journal of Headache and Pain (2022) 23:35)를 비롯하여 항CGRP의 전정편두통 치료에 대한 가능성은 그 학문적 근거를 하나씩 더해가고 있습니다. 더불어 본 연구의 제한점을 충족시켜줄 잘 고안된 연구로써 galcanezumab이 전정편두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무작위대조군을 통한 임상시험이 현재 활발히 진행중이어서 향후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가까운 두통 전문가와 상의해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