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3일은 '두통의 날'…두통학회, 온라인 기자간담회 개최
CGRP 항체 치료 급여화에도 허들 높아 10%만이 급여
학회, 올 하반기 군발두통 진료가이드라인 발표 예정
"군발두통 치료에 산소치료 효과적…산소 급여화 위해 노력"
성인 만성 편두통 환자를 위한 예방약제로 한국릴리의 엠겔러티(성분명 갈카네주맙)와 한독테바의 아조비(성분명 프레마네주맙)가 건강보험 적용되고 있지만 정작 까다로운 급여기준으로 인해 처방에 제한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두통 전문가들은 난치성 두통 환자들의 치료환경 개선을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특히 두통 전문 의료진들은 올해 주사제가 아닌 경구제 도입이 예상되는 만큼 두통치료에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두통학회 주민경(세브란스병원 신경과) 회장은 지난 18일 오는 1월 23일 '두통의 날'을 기념해 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2024년 학회 운영방안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주 회장은 "편두통 예방약제인 엠겔러티와 아조비가 급여적용을 받고 있지만 까다로운 급여기준으로 전체 사용환자 10%만 급여가 되고 있다"며 "CGRP(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 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억제제를 적절히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심평원에 요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엠겔러티와 아조비는 성인에서의 편두통 예방을 적응증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CGRP 억제제다. CGRP는 뇌에서 편두통 증상을 유발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하는 분자로, 이들 약제는 이러한 CGRP와 결합해 수용체와의 결합을 차단하는 인간화 단일 클론 항체 약물이다.
급여기준에 따르면 이들 약제는 국제두통질환분류(ICHD-3) 진단기준에 부합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의 만성 편두통 환자 예방요법으로서 ▲최소 1년 이상 편두통 병력이 있고, 투여 전 최소 6개월 이상 월 두통일수가 15일 이상이면서 그 중 한 달에 최소 8일 이상 편두통형 두통인 환자 ▲투여 시작 전 편두통장애척도(MIDAS) 21점 이상 또는 두통영향검사 (HIT-6) 60점 이상 ▲최근 1년 이내에 3종 이상의 편두통 예방약제에서 치료 실패를 보인 환자(각 약제의 최대 내약 용량으로 적어도 8주 이상 투여에도 월 편두통 일수가 50% 이상 감소하지 않거나, 부작용 또는 금기로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편두통은 대개 10대에 시작한다. CGRP가 성인에서의 편두통 예방에 적응증을 갖어 소아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학회는 소아두통에 대한 인식이 개선, 소아 환자로 적응증이 확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주 회장은 "군발두통의 경우 산소치료가 효과적"이라면서 "산소 치료의 급여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올해 경구약제가 국내 도입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성 편두통 치료에 있어 경구약제가 도입된다면 약제 복용 편의성은 물론 종합병원 외 일반병원에서도 편두통약 처방이 보다 수월해져 국내 편두통 치료 환경에도 큰 변화가 오는, 새로운 두통 치료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해외에서는 화이자의 '너텍(성분명 리메게판트)'과 애브비의 ‘큐립타’(성분명 아토게판트) 등의 게판트 계열의 경구용 CGRP 억제제가 편두통 예방과 치료 적응증을 모두 확보하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 그에 반해 국내에는 지난해 11월 허가된 애브비의 아큅타(큐립타의 한국 허가이름)가 유일하다.
이외에도 주 회장은 최근 경남 일부 지역에서 품귀현상을 빚었던 아스트라제네카의 조믹정에 대해 "조믹정이 경남 일부지역에 공급이 중단돼 품귀현상을 빚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스트라제네카가 국내 판권을 다른 회사에 넘긴 것으로 알고 있고, 새 회사가 조믹정을 인수받아 마케팅을 할 예정으로 향후에는 부족사태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한편, 두통학회는 매년 '두통 이야기 공모'라는 두통 환자들의 수기를 공모하고 있다. 최근 5기 수기공모전에서 5명의 수상자를 선정했다. 공모작은 '두통없는 세상'이라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
이와 관련 주경민 회장은 "두통을 겪는 환자들의 수기공모전이 좀 더 많이 알려지길 바란다"며 "두통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많이 알게만 돼도 두통으로 인한 고통을 줄일 수 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되도록 유튜브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