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차신경통은 얼굴 부위에 전기충격 같거나, 쏘거나, 찌르는 등의 날카로운 양상의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주로 한번의 통증 유발 시 2분 미만으로 길지 않게 발생하지만, 그 통증의 정도가 매우 심하고, 통증이 자꾸 반복되면서 매우 큰 불편감을 초래합니다. 기본적으로 다른 기질적 뇌질환을 배제하기 위해 뇌자기공명영상 촬영을 권고하게 됩니다.

이와 유사한 다른 질환으로써 삼차자율신경두통으로 불리는 질환군이 있으며, 특히 그 중에서 단기지속편측신경통형두통발작은 삼차신경통과 그 통증의 강도, 지속시간, 빈도가 유사하고, 둘 다 피부자극에 의해 유발되며, 항뇌전증약에 반응하는 공통점을 보여 종종 진단을 어렵게 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삼차자율신경두통은 눈 충혈/눈물/콧물/눈꺼풀 부종/과도한 땀분비/안검하수를비롯한 자율신경계 증상이 뚜렷하고, 통증의 부위도 주로 이마 부위에 통증이 도드라지는데 반해, 삼차신경통은 자율신경계 증상이 거의 없으며 통증 부위도 주로 뺨/턱 부위의 도드라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대부분의 삼차신경통이 지속적이기보다는 2분 미만의 간헐적으로 극심한 통증을 반복적으로 유발하기는 하지만, 그 중 일부에서는 지속적인 얼굴통증이 동반되며 이로 인해 진단을 보다 어렵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얼굴 통증이 발생하면 여러 진단기준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두통 전문가와의 진료가 매우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오늘은 2020년 11월에 발표된 지속적인 얼굴통증이 수반되는 삼차신경통 환자에서 뇌 MRI상 삼차신경 뿌리부위가 위축을 보이는 퇴행성 변화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서 소개 드립니다. 연구의 제목은 “Concomitant continuous pain in patients with trigeminal neuralgia is associated with trigeminal nerve root atrophy” 입니다.

본 신경 영상 연구는, 지속적인 얼굴통증이 수반되는 삼차신경통 환자에서의 해부학적 특징을 확인해 보고자 계획되었습니다. 삼차신경통의 최종 진단을 받은 73명의 환자와 40명의 건강한 참가자가 연구에 참여하였고, 73명의 삼차신경통 환자는 다시 순전히 발작성 통증만 있는 환자(45명의 환자)와 동반된 지속적인 통증이 있는 환자(28명의 환자)의 두 그룹으로 세분화되었습니다. 또한 모든 참가자는 삼차신경뿌리를 포함하여 삼차신경을 정밀하게 촬영하는 기법의 특수 MRI를 시행하였습니다. 

연구결과 삼차신경통 환자에서 작열감, 욱신거림 등으로 표현되는 지속적인 얼굴통증이 있을 경우, 이러한 지속통증은 대부분 질병 발병 초기부터 시작됨이 확인되었습니다. 하지만 인구 통계학적 변수 및 통증 부위, 이환기간을 포함한 여타 임상학적 변수에서 지속적인 얼굴통증 유무에 따른 두 삼차신경통환자 그룹 간에 의미 있는 차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삼차신경통 환자는 건강인에 비해서 신경혈관압박, 신경 이탈 및 삼차신경뿌리의 비대칭적인 소견이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높은 빈도로 나타났지만, 이러한 소견도 수반되는 지속적인 얼굴통증 유무에 따라 나뉜 두 환자 소그룹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지속적인 얼굴통증이 수반되는 삼차신경통 환자에서는 그렇지 않은 삼차신경통 환자에서 보다 삼차신경뿌리의 위축이 보다 심각함이 확인되었습니다(p=0.006).

본 연구를 통해 삼차신경통 환자에서 지속적인 얼굴통증이 수반될 경우 삼차신경뿌리의 퇴행성 위축이 보다 흔히 확인됨이 발견되었습니다. 이는, 삼차신경통 환자에서 수반되는 지속적인 얼굴통증이 탈신경화된 삼차신경 이차신경세포의 축삭 손실 및 비정상적 활동과 관련될 수 있음을 시사해 줍니다.

삼차신경통은 배제해야 할 다른 구조적 질환도 많고, 삼차신경통이 맞다 하더라도 개별마다 임상양상이 매우 다양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삼차신경통 그 자체로도 뇌신경의 다양한 구조적 문제를 지니고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고 있는 임상의를 만나 전문화된 뇌 MRI 시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가까운 두통 전문가와 상의해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