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이 오르면 두통이 발생한다고 흔히들 이야기하지만, 사실 고혈압이 두통을 유발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웬만한 수준의 고혈압으로는 두통이 유발되지 않으며, 수축기 혈압 180 이상의 고혈압 위기 상황에서 드물게 두통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를 동맥고혈압에 기인한 두통이라고 합니다.
여러 두통 중에서 병원을 찾는 가장 큰 이유인 편두통의 경우는 어떨까요? 사실 편두통과 고혈압의 인과관계는 아직 확실히 규명된 것은 아니지만, 많은 편두통을 앓는 사람들이 보다 높은 빈도로 고혈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역학조사결과 확인되고 있습니다.
임상에서도 고혈압과 편두통이 같이 있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는데요, 오늘은 2021년 2월에 발표된 항고혈압제 칸데사르탄이 편두통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서 소개 드립니다. 연구의 제목은 “Real world effectiveness and tolerability of candesartan in the treatment of migraine: a retrospective cohort study” 입니다.
이 연구는 실제 임상환경에서의 칸데사르탄의 편두통 에방효과와 내약성을 평가하며, 더불어 같은 약제를 투여했다 하더라도 보다 좋은 편두통 예방효과를 보이는 환자들에 대한 예측인자를 찾기 위해 계획되었습니다.
2008년 4월에서 2019년 2월 사이에 칸데사르탄을 투여 받은 모든 편두통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처음에 모집된 4121명의 편두통 환자 중 120명이 적격성 심사를 거쳐 연구에 참여 되었습니다. 연구 참여군의 평균 나이는 45.9세이고, 83.3%가 여성이었습니다. 연구 참여군 중 70%의 환자가 편두통 중에서도 만성 편두통이었고, 42.7%의 환자는 편두통과 함께 약물과용두통을 동반하였습니다. 연구 참여 전 이미 편두통 예방치료를 받고 있던 환자들도 많았으며, 중위값 기준 평균 3가지의 편두통 예방치료를 이미 받고 있었습니다.
연구 결과를 살펴보겠습니다. 치료 시작 전 환자의 월별 두통 일수는 한 달에 20.5 ± 8.5일이었는데, 칸데사르탄 치료 3개월(12-16주) 후에는 월별 두통 일수가 4.3 ± 8.4일 감소하였고, 치료 6개월 후에는 월별 두통 일수가 4.7 ± 8.7일 감소하였습니다.
50% 반응을 보인 환자의 비율은 치료 3개월에 32.5%, 치료 6개월에 31.7%였으며, 75% 반응을 보인 환자의 비율은 치료 3개월에 13.3%, 치료 6개월에 15%였습니다. 이전 예방 치료의 갯수가 많을 수록(Odds ratio 0.79, 95% CI 0.64–0.97), 매일 두통이 있을수록(Odds ratio 0.39, 95% CI 0.16–0.97) 칸데사르탄의 편두통 예방효과는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약물을 지속 사용하면서 심각한 우려가 될 만한 큰 부작용 없이 높은 내약성을 보였으며, 치료의 유지율은 각 3, 6개월 마다 85.0%, 58.3%였습니다.
결론적으로 칸데사르탄은 만성 편두통환자, 약물과용두통이 동반된 환자, 사전 편두통 예방약제에 저항성을 보이는 편두통 환자군 모두에서 편두통의 예방 치료에 유익한 효과를 보였으며, 높은 내약성이 확인됩니다. 단, 기존 예방치료에 저항성을 보였던 환자 및 두통의 빈도가 높아서 매일 두통이 있는 환자에서는 그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겠습니다. 칸데사르탄은 원래는 항고혈압제로 개발된 약입니다. 고혈압과 편두통이 모두 있는 환자의 치료에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가까운 두통 전문가와 상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