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편두통을 쉽게 생각하지만, 편두통은 모든 질병 중에 두 번째로 장애가 심하고, 신경계 질환 중에는 첫 번째로 장애가 심할 정도로, 그리 만만한 병이 아닙니다.
장애를 줄이기 위해서 필요한 치료 중 하나가 바로 예방치료인데요. 편두통 예방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하려면 일반적으로 [치료 전에 비해 50% 이상 호전된 비율]이 높아야 하는데, 아주 오래 전부터 수많은 예방약제들에 대해 연구해봤지만 예방효과가 좋다고 입증된 약제는 몇 개 없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효과가 없는 등 여러가지 이유로 예방치료 방법을 바꾸는 경우가 40% 정도 되며, 특히 만성편두통 환자들은 6개월 째 까지 예방치료를 잘 유지하는 비율이 30%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2019년 11월. 앰겔러티(성분명 galcanezumab, 갈카네주맙)가 국내에 출시된 이후 엄청나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앰겔러티는 편두통의 발생기전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도록 만든 첫 번째 예방치료 중 하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기존의 예방치료제들, 먹는 약이나 보톡스보다도 효과가 좋을 뿐 아니라, 부작용도 현저히 적습니다.
기존의 예방치료들이 효과가 없었던 편두통 환자분들에게 이 앰겔러티 치료가 한줄기 빛이 될 수 있을까요? 2020년 말에 나온 연구가 있어서 소개 드립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 12개국에서 진행된 연구입니다. 2-4 종류의 편두통 예방약물에 효과가 없었던 462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고, 3개월 동안 한 달에 한번씩 가짜약을 맞거나 (대조군) 앰겔러티를 맞도록 배정되었습니다.
3개월 동안 치료한 결과는?
가짜약그룹(대조군)에 비해 앰겔러티 치료는 월 평균 편두통 일수를 3일 더 줄였습니다. 이는 간헐적 편두통 환자들 뿐만 아니라 만성편두통 환자들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습니다. 어느 정도의 효과인지 느낌이 잘 안오시나요?
앞서 말씀드렸던 [치료 전에 비해 50% 이상 호전된 비율]을 보시면, 월 평균 편두통 일수가 50% 이상 감소한 비율이 가짜약그룹에서는 13.3%인 것에 비해 앰겔러티 치료군은 37.7%였습니다. 그리고 75% 이상 감소한 비율은 3.3% vs. 14.5% 였습니다. 심지어 앰겔러티 치료군에서는 4.9%의 환자에서 두통이 100% 사라졌습니다.
“한 달에 3일 두통이 없는 것이고, 절반 이상 좋아진 것도 아닌데, 이게 효과가 있는건가?” 하시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편두통이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편두통이 발생한 날은 사회생활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기가 어렵습니다. 심하면 하루 종일 누워있기도 하고 응급실에 가야하기도 합니다.
앰겔러티 치료군에서의 효과를 보면, 월평균 4.1일의 편두통이 줄었습니다. 1년으로 계산하면 편두통 일수가 약 50일 정도, 한 달 반, 거의 두 달에 가깝게 편두통이 줄어든 것입니다. 특히나 만성편두통 환자들은 월 평균 19일 편두통이 있었는데, 9일이 줄어들었습니다. 연간 편두통이 8개월 있다가 4개월로 줄어든 것이지요. 단순히 날짜 수가 감소한 것도 큰 이득이지만, 두통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날도 줄어들고, 삶의 질도 상당 부분 개선되었다는 것이야말로 어마어마한 것이겠습니다.
부작용이요? 앰겔러티 치료군이 가짜약그룹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은 항목은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여러분께서 그동안의 편두통 예방 치료에 효과를 못 보셨거나 부작용으로 치료를 이어나가지 못하셨다면, 앰겔러티 치료는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가까운 두통 전문의와 상의해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